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필호)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Korean VLBI Network)과 유럽 VLBI 네트워크를 연결한 최장 9,245km의 실시간 초장기선 전파간섭계(e-VLBI)를 구성하여 실시간 관측에 성공하였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협력으로 확보한 광대역 광통신망을 이용하여 한국우주전파관측망에서 관측한 활동성은하핵(3C345 및 1308+326)의 우주전파신호를 네덜란드 소재 JIVE 상관센터에 최고 512Mbps의 속도로 실시간 전송하였다. 이 신호는 스페인의 Yebes 40m 망원경, 스웨덴 Onsala 및 핀란드 Metahovi 망원경에서 관측된 신호와 함께 관측 즉시 처리되어, 첫 실험에서 관측에 성공하는 개가를 올렸다.
일반적인 VLBI 관측은 활용하는 전파망원경마다 별도의 기록장치에 우주전파 신호를 기록한 후, 이 기록매체를 상관센터에 운송하여 이미지 자료 처리를 거쳐 천체의 영상을 얻는다. 이는 적어도 6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며, 관측의 성공 여부 역시, 6개월 후에 판가름이 나게 된다. e-VLBI는 이러한 자료처리 기간을 1주일(10월 19일-26일) 이내로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뿐 아니라, 관측 중 발생하는 문제점에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여, 관측 성공가능성 역시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이번 관측시험에 성공한 e-VLBI 기술은 즉각적인 자료처리가 요구되는 지구변화 감시와 우주탐사의 분야에서의 VLBI 원천기술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주에는 매일 밝기가 변하는 천체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실시간 관측은 변광 천체를 연구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지각의 변화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림1] 이번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유럽공동 VLBI 연구소(JIVE, 네델란드) 사이의 e-VLBI 데이터 전송은 우리나라의 국가과학기술망인 KREONET(Korea Research Environment Open NETwork)을 거쳐 글로벌 과학기술협업연구망인 GLORIAD(GLObal Ring network for Advanced application Development)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노란색 화살표는 KVN-JIVE 데이터 전송 경로이다.
[참고자료 Q&A]
Q1. e-VLBI 란?
A1. VLBI 전파망원경이 공동 관측한 데이터를 자기 테이프나 디스크에 기록한 다음 상관센터로 운송한 후 자료처리를 하던 기존의 VLBI 관측 방법과는 달리, 수백~수천km 떨어져 있는 VLBI 전파망원경들을 초고속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광대역 데이터 전송 및 실시간 자료처리(상관처리)를 하는 것으로 실시간 관측이 가능한 우주전파 간섭(VLBI) 관측방법 의미한다.
Q2. 이번 기술은 과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
A2 한국천문연구원은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우주전파관측망과의 국제협력을 통해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의 분해능을 20배 이상 향상 시키고 향후 우주 초미세 구조 연구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e-VLBI 관측들이 대부분 낮은 주파수(<10GHz), 낮은 대역폭(<128Mbps)에서 주로 시도되었던 것과는 달리, 높은 주파수(22GHz), 광대역폭(512Mbps) 및 좌/우 편파 동시관측을 하여 프린지를 검출한 것으로, 실제 e-VLBI 관측을 통한 양질의 과학적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Q3. 앞으로 계획은?
A3. 이번 e-VLBI 테스트 성공에 힘입어, 한국천문연구원은 우리 은하 중심부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지구 남북 방향의 e-VLBI 시험을 호주 국립천문대(ATNF)와 준비 중에 있다.
[그림2] 전파망원경간 자료처리 결과를 요약하여 보여주는 그림. 이번 관측은 파장 1.3cm의 전파를 관측에 사용하였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갈수록 서로 멀리 떨어진 망원경간의 자료처리 결과를 보여준다. 가장 짧은 KVN망원경간의 기선은 관측 영상의 전반적 품질에 가장 큰 기여를 하며, 가장 긴 KVN과 스페인 Yebes망원경 기선은 망원경의 최대 분해능을 결정한다. (가운데 윗부분은 이번에 관측한 활동성 은하핵 3C345의 전파 이미지이다.) 가로축은 망원경간의거리이고 세로축은 각각 관측된 천체의 밝기이다. 세로축의 관측점들이 많을수록 더 정밀한 관측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Q4. 이번 e-VLBI 관측은 최장의 기선(망원경 간의 거리)을 가진 관측인가?
A4. 지난 2009년 유럽과 호주 등이 참가한 기선 12,000km 이후로 가장 먼 거리의 망원경을 활용한 관측이다.
□ 문의 :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본부장 김현구 042-865-3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