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 본격적인 관측 시작
- 6개월마다 전천 지도 제작 예정
- 한국 과학 연구진도 본격 연구 시작
□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장현, 이하 ‘천문연’)과 나사(NASA) 등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가 5월 1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했다.
*SPHEREx: Spectro-Photometer for the History of the Universe, Epoch of Reionization, and Ices Explorer
□ 스피어엑스는 지난 3월 12일 발사 후 시험 관측하며 첫 번째 이미지를 공개했고, 총 6주 동안 검교정을 포함한 망원경 시험 가동을 수행했다.
□ 스피어엑스는 이달 1일부터 본격적인 관측에 돌입했으며, 지구 극궤도를 98분 주기로 하루 14.5바퀴 공전하며 600회 이상 촬영해 3,600여 장의 이미지를 생성한다. 이렇게 촬영한 이미지를 디지털 방식으로 합성해 향후 2년 동안 6개월마다 3차원 전천 지도를 제작해나갈 예정이며, 우주의 기원, 은하의 형성과 진화, 생명체 탄생과 관련한 우주얼음 연구와 같은 주요 과학 임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 이번에 새롭게 공개한 이미지는 초기 운영에서 얻은 대마젤란은하 근방의 성운에 대한 관측자료이다.
그림 1. 스피어엑스가 대마젤란성운 근방의 성운을 관측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영상
그림 2. 해당 성운을 확대한 영상에서 두 개 파장(위: 0.98마이크로미터, 아래: 3.29마이크로미터)에 대한 이미지.
그림 3. 대마젤란은하 근방의 해당 성운을 3색(청색: 0.98마이크로미터, 녹색: 0.96마이크론미터, 적색: 3.29마이크론미터 대역)으로 촬영해 합성한 영상. 녹색 영역은 파란색으로 표시된 어린 별들에 의해 이온화된 영역을 나타내며, 적색 영역에서 보이는 먼지구름을 통해 주요 물질(PAH)을 확인할 수 있다.
□ 그림 1은 스피어엑스가 이 성운을 관측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스피어엑스가 관측하는 적외선 파장은 사람이 볼 수 없어, 이 적외선 파장에 가시광선 영역의 색상을 부여해서 생성한 것이다. 파장이 짧을수록 보라색-파랑색으로 표현됐고, 파장이 길수록 노란색-붉은색으로 나타냈다. 그림 2는 성운만 확대해 0.98마이크로미터와 3.29마이크로미터 파장대의 특정 파장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주황색 이미지에 뚜렷이 보이는 먼지구름은 PAH(다환방향족탄화수소)라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물질은 3.29마이크로미터 같은 특정한 파장에서만 빛을 낸다. 이처럼 여러 파장으로 하늘을 관측하면, 각 파장에서만 보이는 다른 물질이나 구조를 확인할 수 있어 천체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림 3은 이들 파장대역 이미지 3색을 합성한 영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온화된 영역들을 확인할 수 있다.
*PAH(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분자로, 여러 개의 벤젠 고리(육각형 탄소 고리)가 서로 연결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 분자들은 지구에서는 석유, 숯, 연기 속에도 존재하지만 우주에서는 성간 공간(interstellar space), 특히 성간 먼지구름이나 별이 태어나는 영역(성운), 은하 등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으며, 적외선으로만 관측가능하다.
□ 한국 측 스피어엑스 총괄 책임자 천문연 정웅섭 책임연구원은 “스피어엑스는 전 하늘을 지도화하는 최초의 망원경은 아니지만, 102개의 다양한 색상으로 지도화를 시도하는 것은 최초이다”고 언급했으며, 한국 측 스피어엑스 과학연구 책임자 천문연 양유진 책임연구원은 “현재까지 확인된 관측 성능으로 스피어엑스는 주요 과학연구 목표들을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이와 함께 예기치 못한 새로운 과학적 발견 역시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 한편, 스피어엑스 한국 연구팀은 한국 천문학계를 대상으로 스피어엑스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에 관심 있는 연구자를 재조직하고, 출판할 논문 목록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과학연구를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현재 스피어엑스 과학연구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세계 협업 연구인력은 약 80명인데 이 중 우리나라 천문학자들이 20명으로 전체 구성원의 25%를 차지한다(주로 한국천문연구원, 서울대, 경북대, 세종대 연구팀으로 구성).
□ 박장현 천문연 원장은 “본격적인 관측이 시작되면 매일 방대한 관측 데이터들이 쏟아질 것”이라며 “우수한 데이터로 한국 천문학자들이 훌륭한 연구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보도자료 끝. 참고자료 있음.)
<참고자료>
□ 추가 공개 이미지: 별탄생 영역 W51
한국 스피어엑스 연구팀이 선정하고 합성해 새로 공개한 별탄생 영역 W51 이미지. 시험 관측한 모든 자료에서 W51이라는 별 탄생영역을 관측한 부분을 한국 연구팀이 모아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한 것이다. 스피어엑스가 촬영할 총 102개의 색깔 중 약 30개 정도가 관측됐다. 스피어엑스에서 관측되는 적외선 파장에 가시광선 영역의 색상을 부여해서 생성한 것이며, 파장이 짧을수록 보라색-파랑색으로 표현됐고 파장이 길수록 노란색-붉은색으로 나타냈다. 정식 관측이 시작되고 6개월 뒤에는 하늘의 모든 천체들에 대해 이러한 지도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스피어엑스가 포착한 활발한 별탄생 영역 중의 하나인 W51의 3색(청색: 2.3마이크로미터, 녹색: 3.6마이크로미터, 적색: 4.9마이크로미터 대역) 합성 영상. 영상에서 수만 개의 어린 별과 그 주변의 가스에서 나오는 적외선이 넓게 퍼진 성운으로 보이며, 차가운 먼지가 있는 부분은 어두운 암흑성운으로 관측되고 있다.
W51은 우리은하에서 가장 활발한 별탄생 영역 중 하나로 약 17,000광년 떨어진 궁수자리 방향에 위치한다. 이 거대 분자운은 태양질량의 백만 배보다 무거우며 100광년 정도 크기를 가지고 있다. 관측 영역(달 10개 정도 크기)에서는 4만 개 이상의 어린 별들이 태어나고 있고 그중 600여 개가 높은 밀도의 성간 물질에 묻혀있거나 주변에 원시행성계 원반을 가지고 있어, 태양계와 같은 행성계가 만들어지고 있거나 만들어질 수 있는 곳이다.
□ 스피어엑스 관측방법과 차별점 해설
스피어엑스는 지구 궤도에서 행성과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방향을 바라 보며 하늘의 360도 띠를 따라 이미지를 촬영하는데, 지구가 조금씩 공전하기 때문에 6개월 후에는 모든 방향으로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스피어엑스에는 검출기가 6개 있어 하늘을 촬영할 때마다 6개의 고유한 이미지가 생성된다. 이 6개의 이미지 묶음을 노출이라고 하는데, 노출이 완료되면 스피어엑스 망원경 전체를 다른 방향으로 향하게 하여 다음 노출을 얻는다. 스피어엑스의 차별점은 다른 망원경처럼 거울과 검출기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위성의 방향을 바꿀 때 추진기나 화학 추진제를 사용하는데 반해, 스피어엑스는 내부에서 회전하는 ‘반작용 휠(reaction wheel)’ 시스템을 사용해 방향을 제어한다.
- 스피어엑스 저궤도에서의 관측 가상 영상:
https://spherex.caltech.edu/video/spherexsurveyanimation
- 스피어엑스 현재 궤도 위치 3차원 시뮬레이션:
https://eyes.nasa.gov/apps/solar-system/#/sc_spher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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