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년 사
힘차게 솟아오른 붉은 해와 함께 대망의 2007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새해를 맞아 우리 한국천문연구원 직원 여러분과 가족 모두 다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세종대왕은 중국에서 입수된 천문학을 가지고 우리 하늘에서 일어나는 천문 현상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어 무척이나 가슴아파하셨다고 합니다. 이는 베이징 하늘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기술한 천문학이 서울 하늘에서 맞을 리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도 일국의 제왕일진대 어떻게 내 나라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을 예측하지 못하나’ 같은 생각에서 비롯된 대왕의 고뇌를 동북공정이 활개를 치는 요즘 꼭 되새겨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해에는 일월오봉도, 혼천의, 천상열차분야지도, 보현산 1.8m 망원경을 담은 새 1만 원짜리 지폐가 벽두에 발행됩니다. 국가가 융성할 때 천문학도 융성한다는 세계사의 교훈을 되새겨볼 때 이는 정말로 상서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작년 우리 한국천문연구원은 천상열차분야지도를 고려 말 충신 유방택이 만들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밝혀낸 바 있습니다. 새해에는 개천절의 천문학적 의미를 규명하는 등 나라의 근본이 되는 연구를 이어가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과학기술이 문화와 손을 잡는 시대는 반드시 옵니다. 아니, 이미 와 있는지도 모릅니다. 천문학은 문화에 가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학분야입니다. 우리 서포터들과 함께 국가의 문화를 바꾸고 국격을 바로 세우는데 우리는 기여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한국천문연구원이 승천하는 대한민국 용의 여의주가 될 수 있도록 신명을 바쳐야 하겠습니다.
새해에도 우리는 국제적 연구역량을 확보한 Global KASI, 끊임없이 혁신하는 Innovative KASI, 과학문화확산 선봉 역할을 수행하는 Science Korea KASI를 만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립된 전략이 차질 없이 수행되어야 하겠습니다. 전 직원이 비전을 바로 이해하고, 예산과 목적이 유기적으로 연계가 되어야 하고, 항상 비전과 전략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새해에도 임직원 여러분에게 더 많은 노력과 희생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갈 길이 너무 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천문대’와 ‘한국우주과학연구소’ 두 기관이 합쳐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우리 한국천문연구원이 일본 국립천문대 인원의 3분의 1, 예산의 10분의 1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이를 쉽게 수긍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새해에는 자체 장비개발에 적극 투자하여 특허나 자체수입과는 거리가 먼 연구소라는 고정관념을 혁신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시민천문대에서 외제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측하는 일이 지양되도록 할 것입니다.
새해 들어 우리를 외부에 상징해주는 엠블럼과 로고도 모두 교체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모두 새로 태어난다는 각오를 가지고 희망찬 새해를 열어갑시다!
감사합니다.
2007. 1. 1.
한국천문연구원장 박 석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