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석재) 광학천문연구부의 전영범, 김승리 연구원 등은 보현산천문대 1.8m 망원경을 이용하여 늙은 별의 집단인 구상성단에서 새로운 유형의 변광성을 처음으로 발견하여, 미국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 (ApJ Letter 2006, 636, L129 : Astrophysical Journal Letter, 저자: 전영범, 김승리 (한국천문연구원), 이명균(서울대학교), 이호(한국교원대), 이재우(세종대학교))에 게재하였다.
○ 이 변광성은 식(蝕) 현상에 의해 변광하는 식쌍성과 맥동(脈動) 현상에 의해 변광하는 맥동 변광성의 특성을 동시에 가진 특이한 변광성으로, 현재까지 젊은 별에서만 약 30여개 정도 발견되었으며, 나이가 많은 구상성단에서는 이번 연구를 통해서 처음 발견되었다.
○ 특히 이 변광성은 1950년대에 처음 발견된 청색낙오성의 기원이 쌍성의 물질 이동에 의한 것임을 밝히는 중요한 관측적 증거를 제시하고 있어서 연구 가치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 구상성단은 별이 수만에서 백만 개 이상 밀집되어 있으며, 나이가 아주 많고 (약 100억년 이상), 우리 은하의 바깥부분인 헤일로에 위치하는 대표적인 천체이다.
○ 이번 연구는 은하면에 가까운 M71 구상성단의 청색낙오성 영역에서 식 현상에 의해 변광하는 준접촉 식쌍성 QU Sge가 맥동하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 (그림 1)은 새로운 특성이 발견된 QU Sge 변광성의 위치를 나타낸 것으로, 별의 색으로부터 푸른색을 띄고 있는 청색낙오성의 일원임을 알 수 있다. 준접촉 식쌍성은 (그림 2)와 같이 한 별에서 근접한 별로 물질 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천체이다.
그림 1. 구상성단 M71에 속한 QU Sge 변광성의 모습
|
그림 2. D. Mkrtichian (ARCSEC, 세종대/오데사대학교, 우크라이나)에 의해 이론적으로 만들어진 준접촉 쌍성계의 맥동하는 변광성의 모형도 |
○ 관측 결과인 (그림 3)의 광도 변화 곡선을 보면 식변광 모습이 두드러지게 보이고, 3.8일의 주기를 가진 이 식 현상에 의한 곡선을 제거하면 그림 안쪽에 나타낸 것과 같이 0.03일의 짧은 주기의 맥동 변광 모습이 잘 드러나게 된다.
그림 3. 식변광 모습과 맥동변광 모습
○ 맥동 변광의 모습은 큰 진폭을 가지는 식변광 모습에 감춰져서 정밀관측이 안되면 찾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 연구를 통해 보현산천문대 1.8m 망원경이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변광성은 아직까지 그 기원이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청색낙오성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발견이며, 이러한 발견이 우리의 1.8m 망원경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 더 큰 의의가 있겠다.
○ 청색낙오성은 1953년에 샌디지(Sandage)에 의해 구상성단 M3에서 발견된 이후 3000개 이상이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도 그 기원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별은 질량이 클 경우 에너지 소모가 훨씬 활발하여 수명이 짧아진다. 따라서 나이가 100억년 이상인 구상성단에서 발견되는 청색 낙오성의 경우는 질량에 비해 진화가 매우 늦게 진행되고 있는 매우 특이한 별로써 (나이가) 불과 수 억년에 불과한 진화영역에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진화 경로가 존재하는지, 아니면 별과 별의 충돌이나 쌍성의 진화과정에서 물질 유입에 의해 하나의 별로 합쳐져서 새로 만들어진 별인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 최근 연구에서는 밀집도가 큰 성단의 중심부 지역에서는 별이 충돌에 의해 합쳐지고, 성단의 외곽부에서는 성단 형성 초기에 만들어진 쌍성 진화과정에서 별이 질량 유입에 의해 하나의 별로 합쳐져서 만들어졌다는 이론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번 연구는 두 번째 이론의 직접적인 관측적 증거가 될 수 있다.
천체이름 |
QU Sge (구상성단 M71) |
천체종류 |
맥동변광을 하는 준접촉 알골형 식쌍성 |
천체위치 |
적경 (RA) : 15h 53m 49.3s 적위 (Dec) : 18° 45′43″ |
거리 |
13,000 광년 |
평균 밝기 |
|
평균 색 |
- |
첨부 : 용어 설명
--------------------------------------------------------------------------------
□ 문의 : 한국천문연구원 광학천문연구부 보현산천문대 전영범 박사 : 054-330-1001, ybjeon@kasi.re.kr
한국천문연구원 광학천문연구부 소백산천문대 김승리 박사 : 042-865-3252, slkim@kasi.re.kr
첨부 : 용어설명
1) 식쌍성 (eclipsing binary)
서로의 중력에 의해 묶여져 회전하는 쌍성계에서 두 별이 우리의 시선방향으로 서로 겹쳐 가려지게 되면, 이 식(食)에 의해 전체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한다. 식쌍성은 지구로부터의 거리가 매우 멀기 때문에 두 별이 분리되어 보이지는 않으나, 밝기의 변화를 통해 쌍성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쌍성 중에서 주기가 대략 10일 이내인 것은 쌍성을 구성하는 두 별이 매우 근접해 있기 때문에 근접쌍성이라고 한다. 이러한 근접쌍성 중에는 외층대기를 공유하는 것도 있는데, 두 별이 모두 외층대기를 공유하여 공통의 대기로 둘러싸여 있는 것을 접촉쌍성이라 하며, 한 별의 외층대기가 다른 별로 유입되는 경우를 준접촉쌍성이라고 한다.
2) 맥동변광성 (pulsating variable)
별의 상층 대기가 주기적으로 팽창-수축하여 별의 밝기와 표면온도는 물론 분광형까지 변하는 변광성으로 천문학에서 거리를 잴 때 사용하는 기본적인 도구로 이용된다.
팽창-수축과정이 방사형태로 이루어지면 별의 전표면에 균일한 진동이 발생되어 별은 구형을 유지하게 된다. 대부분의 거성이나 초거성이 이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세페이드형, RR Lyr형, RV Tau 형, Mira 형 별들이 이에 속한다.
3) 청색낙오성 (blue straggler)
청색낙오성은 구상성단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늙은 산개성단에서 발견되는 뜨겁고 밝은 별로서 항성진화모델을 잘 따르지 않는 별이다. 일반적으로 성단을 이루는 별들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며, 이렇게 같은 시점에 태어난 대부분의 별은 초기 질량에 의해 결정된 색-등급도(C-M도)상의 곡선 상에 위치해야 하지만, 청색낙오성은 곡선으로부터 좀 떨어져 있어서, 비정상적인 항성진화를 거친다.
이번에 관측된 QU Sge는 아래 그림에서처럼, 일반적으로 항성들이 위치하는 하늘색 곡선 근처에 위치하지 않고, 왼쪽 위로 많이 떨어져 나와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별들이 청색낙오성이다.
4) 구상성단 (globular cluster)
구상성단은 중력적으로 묶여 있는 별들의 집단으로, 그 전체적인 모양이 공과 같아서 구상성단(球狀星團)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구상성단에는 적게는 수만 개에서 많게는 수백만 개의 별들로 이루어져 있고 크기는 지름이 수십 광년에서 수백 광년으로 다양하다. 구상성단 내의 모든 별들은 나이가 비슷하며, 대개의 구상성단들은 은하가 처음 생성될 시기를 전후하여 태어난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우리은하 내의 구상성단의 수는 약 150개이고, 현대에는 첨단 관측장비를 이용하여 외부은하의 구상성단들도 끊임없이 발견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 또는 외부은하의 주변에 존재하는 많은 구상성단을 관측하여 별의 진화와 은하의 형성 역사를 연구하고, 더 나아가 우주의 나이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단서로 활용한다.
5) M71
화살자리(적경 : 19h 53.8m, 적위 : +18° 47')에 있는 구상성단으로 1745년에 발견되었다. 지구로부터 13,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밝기는 8.2등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