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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먼지 속 푸른빛…110억년 전 우주서 거대 괴물 은하 발견 2025-10-13

먼지 속 푸른빛…110억년 전 우주서 거대 괴물 은하 발견 

  - 우리 관측 데이터로 발견한 초대질량 블랙홀 품은 초고광도 은하 

- 제임스웹이 발견한  먼 우주의 ‘수수께끼 은하’ 특성과 닮아


 □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장현, 이하 ‘천문연’)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먼지 속에서도 강한 푸른빛을 내는 초대질량 블랙홀을 품은 은하를 새롭게 발견했다. 연구진은 천문연이 운영 중인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으로 발견한 특이 천체 후보를 칠레 제미니 남반구 망원경(GEMINI-South)으로 후속 분광 관측한 끝에 이 같은 성과를 냈다. 



□ 먼지에 두껍게 가려진 은하는 일반적으로 붉게 보인다. 먼지가 자외선 같은 짧은 파장(푸른빛)은 가로막고 산란시키며, 적외선 같은 긴 파장(붉은빛)을 잘 통과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은하는 이례적으로 강한 푸른빛(자외선 초과)을 보인다. 이 은하는 ‘BlueDOG (Blue-excess Dust-Obscured Galaxy)’으로 불리며, 약 110억 년 전 우주, 즉 은하와 블랙홀이 가장 활발히 성장하던‘우주 정오(Cosmic Noon)’시기에 존재했던 천체이다. 


□ 이 은하는 질량이 태양의 약 2조 배에 달하는 무거운 은하이다.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약 140억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폭발적인 별 탄생 현상이 일어나 은하의 밝기는  우주에서는 매우 드문 태양의 약 80조 배에 달하는 초고광도 특성을 보인다. 이는 단순히 먼지에 가려진 은하가 아니라, 은하 진화의 단계 중에 폭풍 성장하는 시기를 보여주는 특별한 천체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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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먼지 속에 있는 천체임에도 KMTNet 망원경에서 가시광으로 푸르게 관측된 천체(ID: ADFS-KMTDOG-102)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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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먼지에 싸인 모은하에서 강한 푸른빛이 보이는 초대질량 블랙홀 은하 상상도(천체 정보 바탕으로 AI로 생성)


□ 특히 연구팀은 이 은하가 최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발견돼 ‘수수께끼 은하’로 불리는‘작은 붉은 점’(Little Red Dots, 이하 LRDs)과 닮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LRDs는 이번에 연구진이 발견한 BlueDOG 은하보다 20억 년 앞선 시기의 초기 우주에서 발견된 작은 점의 은하로 보이지만, 그 안에 강력한 블랙홀 활동과 별 탄생이 공존하는 특징을 지닌다. BlueDOG과 LRD는 각각 다른 시기의 은하지만, 두 천체 모두 강력한 블랙홀 활동과 폭발적인 별 탄생이 동시에 일어나는 공통점을 보인다. 이 같은 특징은 은하와 블랙홀의 성장 과정을 잇는 연결 고리를 밝혀낼 단서가 된다.


□ 연구팀은 독특한 푸른빛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두 가지 가능성을 분석했다. 첫째, 중심 블랙홀 빛이 모은하 내부 가스와 먼지에 의해 산란되거나 둘째, 은하 내에서 최근 일어난 폭발적인 별 생성 활동으로 푸른빛이 초과로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검토했다. 분석 결과, 산란광이나 폭발적 별 생성 어느 쪽만으로는 모든 현상을 설명하기 어려워 두 현상이 함께 기여했을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 이번 발견은 은하와 블랙홀이 어떻게 함께 질량을 키워나가는지, 그리고 우주에서 가장 밝은 초고광도 은하의 형성 과정과 이 과정에서 이례적인 푸른빛이 발생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단서를 제공한다. 연구진은 향후 우주망원경들과 지상 거대 관측시설을 활용한 심층 관측으로 폭발적인 별 생성의 흔적을 찾고 푸른빛 초과 현상의 기원을 규명해나갈 계획이다. 


  □ 이번 논문의 제1 저자인 김성재 한국천문연구원·UST 학생연구원은 “이 초기 은하는 먼지에 가려져 있음에도 예외적인 푸른빛을 내고, 그 모습이 최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수수께끼 은하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정말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우리는 적외선 영역에서 매우 밝게 빛나는 초기 은하들의 진화 과정을 관측적으로 추적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초대질량 블랙홀의 강력한 활동과 폭발적인 별 탄생이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을 포착했다”며 “이번 성과는 최근 제임스웹이 발견한 수수께끼 초기 은하와 블랙홀이 어떻게 함께 성장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박장현 천문연 원장은 “이번 성과는 KMTNet과 천문연이 국제협력으로 운영하는 제미니 망원경이 협업해 이룬 결과”라며, “앞으로도 전 세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구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0월 10일 미국 천체물리학회지(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됐다. 



<참고> 


□ 추가 및 참고 설명

1. DOG (Dust-Obscured Galaxy)

   두꺼운 우주 먼지에 가려져 가시광선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고 주로 적외선으로 관측되는 은하이다. 이 은하 내부에 있는 별이나 중심 블랙홀에서 나오는 강력한 빛이 주변 먼지를 뜨겁게 달궈 엄청난 양의 적외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DOG는‘적외선 은하’의 한 종류로 분류된다. DOG는 우주에서 별 생성이 활동이 극대기이며 은하와 블랙홀이 가장 활발히 성장했던 시기인 우주의 정오(Cosmic Noon) 시기에서 많이 발견된다. 그렇기 때문에 은하들이 합쳐지면서 폭발적인 별 생성이 일어나거나 블랙홀이 급격히 성장하는, 은하 진화의 매우 격렬하고 중요한 단계를 잘 보여주는 천체로 여겨진다. 이번에 발견된‘BlueDOG'는 이러한 DOG 중에서 이례적으로 푸른빛을 보이는 매우 희귀한 사례이다.


2. LRDs (Little Red Dots)

    LRD는 우주 초기(적색이동 z~5-9)에서 확인된 작은 은하들로, 이름처럼 적외선 영역에서는 붉은 점처럼 보이지만, 스펙트럼 분석을 해보면 예상 밖의 푸른빛(자외선 초과)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LRD는 보통 지름이 1kpc 이하인 매우 작은 크기를 가지며, 그 내부에서 강력한 별 탄생 폭발과 초대질량 블랙홀의 급격한 성장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들의 에딩턴 비율(Eddington ratio – 초대질량 블랙홀의 활동성 지표)은 0.1에서 1 이상까지 넓게 분포하며, 일부는 블랙홀이 별질량에 비해 “과도하게 무거운”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또한 LRD의 금속 함량 분석에서는 철(Fe)과 같은 중원소가 부족하고 질소(N)가 상대적으로 풍부하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이는 별이 폭발적으로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화학적으로 “젊은 은하”임을 시사하며, 먼지의 양이 비교적 적어 광학 영역에서 예상보다 더 투명하게 보이는 특이 현상을 설명해 준다. 본 연구에서 발견한 은하는 아래와 같이 LRD 분류 범주에 속하며, 에딩턴 비율도 0.16으로 LRD의 평균 값들과 유사함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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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작은 붉은 점(Little Red Dots, LRDs)’ 은하 분류임을 확인한 그림. LRD로 분류되려면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데, 첫 번째로 그래프의 세로축(βopt)은 은하의 가시광선 빛이 파장이 길어질수록(붉은색에 가까워질수록) 얼마나 더 밝아지는지를 나타내게 되는 LRD는 이 값이 0보다 커야 하므로 그래프의 위쪽에 위치해야 한다. 두 번째로 그래프의 가로축(βUV)는 은하의 자외선 빛이 파장이 짧아질수록(푸른색에 가까워질수록) 얼마나 밝아지는지를 보여주게 되는데, LRD는 이 값이 0보다 작아야 하므로 그래프의 왼쪽에 위치해야 한다. LRD는 가시광선에서는 붉은 특성을, 자외선에서는 푸른 특성을 동시에 가진 모순적인 은하로, 전체 밝기 곡선이 알파벳 'V'자 모양을 그리게 된다. 그래프에서 회색으로 칠해진 영역이 이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LRD 판별 지역'이며, 연구팀이 발견한 은하가 빨간색 점으로 표시되어 이 안에 들어가 LRD로 분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노란색으로 칠해진 영역은 제임스웹에서 발견된 일반적인 초기 은하들이 위치한 영역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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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서 발견된 ‘작은 붉은 점(Little Red Dots, LRDs)’ 천체들의 영상


3. 제미니 천문대(GEMINI Observatory)

세계 최대급 구경 8.1m인 망원경 두 대를 보유한 세계적인 천문대로 국제 공동 운영 천문대다. 미국 하와이와 칠레, 즉 북반구와 남반구에 각각 하나씩 위치하고 있어, 천체의 위치에 상관없이 관측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15년부터 협력관계를 맺어 오다가, 2019년부터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과 함께 제미니천문대를 국제 공동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천문학계는 GMT(Giant Magellan Telescope, 거대마젤란망원경)를 이용한 연구주제 개발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제미니 북반구에서 얻은 가시광 및 근적외선 분광 관측자료를 중점적으로 활용하여 얻은 결과이다.

 

4.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Korea Microlensing Telescope Network)

KMTNet은 2009년 한국천문연구원의 주요사업으로 개발이 시작된 외계행성탐색 전용 망원경 시스템이다. 주로 외계행성을 찾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지난 2015년 5월에 남반구의 칠레 CTIO(Cerro Tololo Inter-American Observatory), 남아공 SAAO(South African Astronomical Observatory), 호주 SSO(Siding Spring Observatory) 천문대에 구축되었다. KMTNet은 미시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한 외계행성 탐색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수개월 간의 시험 관측을 거쳐 2015년 10월 2일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본 연구에 활용된 은하 후보 표본은 남반구에 위치한 3개의 천문대 중에서 칠레 관측소에서 얻은 자료를 활용했으며, 이로부터 분광 후속 관측을 위한 정확한 위치를 얻을 수 있었다. 

 

5. 적외선 우주망원경 관측 자료

지상에서는 장파장 적외선 관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초고광도 적외선 은하를 찾기 위해서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활용은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 활용된 4개의 적외선 우주망원경 자료는 아래와 같다. 

* 아카리 우주망원경 (AKARI)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06년에 발사한 일본 최초 적외선 우주망원경으로, 차가운 액체 헬륨을 이용해 망원경을 극저온으로 냉각시켜 매우 민감한 근/중/원적외선 관측을 수행하였으며, 한국도 서울대에서 국제협력으로 참여하였다. 전천을 탐사하며 별과 은하의 먼지 분포와 성질을 연구하는 데 기여했다. 본 연구에서는 원적외선 관측 기기인 FIS(Far-Infrared Surveyor)로 관측한 자료가 사용되었다.

* 스피처 우주망원경 (Spitzer Space Telescope)

NASA가 2003년에 발사한 적외선 망원경으로, 아카리와 같은 엑체 헬륨을 활용한 냉각으로 적외선 관측을 수행하였다. 주로 먼지에 가려진 별의 탄생 영역이나 외부 은하, 초기 우주 등을 관측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본 연구에서는 IRAC(근적외선)와 MIPS(중적외선) 장비로 관측한 자료가 사용되었다.

* 와이즈 망원경 (WISE, 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

2009년 NASA가 발사한 광시야 적외선 탐사 망원경이다. 하늘 전체를 적외선으로 스캔하여 수억 개에 달하는 천체에 대한 지도를 만들었다. 특히 소행성 탐사와 갈색왜성, 그리고 본 연구에서와 같이 초고광도 적외선 은하를 찾아내는데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본 연구에는 와이즈가 배포한 전천 카탈로그 자료가 활용되었다.

* 허셜 우주망원경 (Herschel Space Observatory)

유럽우주국(ESA)이 2009년에 발사한, 당시 가장 큰 적외선 우주망원경이였다. 원적외선과 서브밀리미터 파장을 관측하여 우주의 차가운 가스와 먼지 구름 속에서 별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리고 은하가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PACS(원적외선)와 SPIRE(서브밀리) 장비의 관측자료를 활용하였다. 


□ 논문 및 연구팀 

- 논문 : The BlueDOG at Cosmic Noon: A Possible Analog to Little Red Dots? / 미국 천체물리학회지 / 10월 10일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1538-4357/adff59

- 연구팀

김성재 (제1 저자, 한국천문연구원 은하진화연구센터 및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UST) 천문우주과학전공 박사과정, 지도교수: 정웅섭)

정웅섭 (제2 저자 및 교신저자, 한국천문연구원 은하진화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김민진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

양유진 (한국천문연구원 은하진화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전현성 (노스웨스턴 대학교 교수, 미국)

Takao Nakagawa (ISAS/JAXA & 도쿄시립대학교 교수,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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