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이 자료는 국제공동 연구로 일본국립천문대(NAOJ)와 공동 배포합니다.
M87 블랙홀 제트서 뿜어져 나오는 횡방향 파동 최초 규명
- 한일공동 우주전파관측망(KaVA) 모니터링 관측 성과
- 제트 내 에너지 전달 메커니즘 규명의 주요 단서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장현, 이하 ‘천문연’)을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거대 타원은하 M87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제트 내부에서 파동이 전파되는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
M87은 태양 질량의 약 65억 배에 달하는 블랙홀을 중심으로 강력한 제트를 방출하는 천체로,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인류 최초로 EHT(Event Horizon Telescope) 관측을 통해 촬영된 대상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제트* 구조를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는 연구 대상으로 꼽힌다.
※ 제트: 제트는 기체와 액체 등 물질의 빠른 흐름을 말하는데, 노즐 같은 구조를 통과하며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질이 방출되어 만들어진다. 블랙홀 주변의 강력한 자기장, 부착원반(또는 여기서 나오는 방출류)과 블랙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강력한 제트 방출 현상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본 연구에 한국천문연구원의 KVN(Korean VLBI Network)과 일본 국립천문대의 VERA(VLBI Exploration of Radio Astrometry)를 결합한 한일 공동 우주전파관측망(KVN and VERA Array; KaVA)을 활용했다. 2013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22GHz 대역에서 총 24회에 걸쳐 짧은 주기로 모니터링 관측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블랙홀 반경의 약 1,000배 이상 지역인 약 12밀리아크초(mas) 이내 영역의 제트 구조 변화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2023년에 발표한 기존 연구에서 제트 가장자리를 따라 약 0.94년 주기의 미세한 수직 방향 흔들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제트 가장자리를 따라 나타나는 수직 방향 흔들림이 단순한 국소적 진동이 아니라, 하류 방향으로 이동하며 전파되는‘횡방향 파동(transverse wave)’임을 밝혀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가 시간과 공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해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이 파동이 약 0.94년의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전파되며, 파장의 길이는 약 2.4~ 2.6광년(9~10mas)에 달한다는 것을 측정했다. 또한 파동의 겉보기 전파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약 2.7~2.9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물리적 속도가 빛보다 빠른 것이 아니라, 제트가 관측자의 시선 방향과 매우 좁은 각도로 비스듬히 운동할 때 나타나는 상대론적 착시 현상인‘초광속 운동(Superluminal motion)’의 결과다.
이 파동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는‘알페인파(Alfven wave)’이다. M87 제트는 강력한 자기장이 지배하고 있는데, 이 자기장이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줄처럼 진동하며 에너지를 전달한다는 가설이다. 이 경우 파동은 블랙홀 인근의 가스 소용돌이와 뒤틀린 자기장이 상호작용하며 에너지를 주기적으로 방출할 때 생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제트의 전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안정성에 의한 현상일 수 있다. 이는 마치 빠르게 흐르는 강물 표면에 잔물결이 일어나는 것과 유사하다. 제트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한 미세한 왜곡이 하류로 내려가며 증폭되어 파동의 형태로 관측됐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연구팀은 향후 추가 관측과 수치 시뮬레이션 등 이론 연구를 병행해 어떤 메커니즘이 해당 현상을 주도하는지 규명할 계획이다.
본 연구를 이끈 노현욱 한국천문연구원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블랙홀에서 분출되는 제트 내부에서 약 1년 주기의 파동이 실제로 전파되고 있음을 처음으로 증명한 성과다”며 “블랙홀 근처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이 제트를 따라 하류로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모토키 키노(Motoki Kino) 코가쿠인대학교 교수는 “우리가 검출한 파동은 약 1년의 주기를 가지지만, 이보다 더 긴 주기의 파동이 존재할 가능성도 크기에, 이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동아시아 VLBI 네트워크(EAVN)를 활용하여 M87 제트 기저부에 대한 장기적인 모니터링 관측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구자인 카즈히로 하다(Kazuhiro Hada) 나고야시립대학교 교수는 “현재 동아시아 VLBI 네트워크에서는 86GHz 대역 관측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고주파수 대역은 훨씬 높은 해상도를 제공하여 제트의 근원부를 더 정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줄 것이며, 블랙홀 인근에서 파동 전파가 시작되는 기원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본 연구는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2026년 3월호에 게재됐다.
<대표 영상 및 추가 설명 >
○ 대표 이미지

그림 1. M87 제트의 구조 변화를 선으로 단순화시킨 그림. 시간에 따른 제트의 밝기 분포를 능선(ridge line)으로 표현하고 시간 변화를 색깔로 표현했다(2013년 12월~2016년 6월 관측). 제트의 각 위치에서 가장 밝은 부분을 짧은 세로 막대로 표시한 후, 이를 연결하여 능선을 만들었다. 배경의 회색 등고선은 제트의 전체 강도 지도를 나타낸다. 제트 축이 수평이 되도록 시계 방향으로 18도 회전하여 정렬하였다. 흰색 화살표는 상단의 능선 분석을 통해 도출된 횡방향 파동의 파장을 나타내며, 이는 약 2.4~2.6 광년(약 9~10mas)에 해당한다. 이 파동의 겉보기 전파 속도는 빛의 속도의 약 2.7~2.9배에 달한다.

그림 2. 그림 1을 중앙 패널로, 블랙홀 중심으로부터 1, 3, 7, 10mas 거리에서 관측된 제트의 횡방향 진동 데이터. 점은 실제 측정된 횡방향 변위를, 실선은 데이터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이론적 모델(best-fit model)을 나타낸다. 가로축은 시간(년), 세로축은 제트 축에 대한 횡방향 변위(mas)를 의미한다. 분석 결과, 진동 주기는 약 0.94년으로 일정하게 나타났다. (출처: Ro, Kino, Hada et al. (2026), ApJ)
○ 참고 용어 설명
-밀리아크초(mas, milliarcsecond): 천구상의 각도를 측정하는 단위로, 1초의 1,000분의 1을 의미한다. M87 제트의 거리에서 1 mas는 약 0.27 광년에 해당한다.
- 알페인파(Alfven wave): 전도성을 가진 유체(플라스마) 내에 강한 자기장이 형성되어 있을 때, 자기장의 장력에 의해 발생하는 파동이다. 마치 팽팽한 줄을 튕겼을 때 파동이 전달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에너지를 전달한다.
-초광속 운동(Superluminal motion): 제트가 빛에 가까운 속도로 관측자를 향해 비스듬히 다가올 때, 실제 속도보다 겉보기 속도가 빛보다 빠른 것처럼 보이는 상대론적 착시 현상이다.
<관측시설 설명>

한국과 일본의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직경 약 2000km의 전파 망원경 구경과 같은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분해능을 얻을 수 있다. 단일 망원경으로는 이런 거대한 구경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전파 간섭 효과를 이용한 전파간섭계를 활용한다. (ⓒ KASI, NAOJ)

한일공동VLBI관측망(KaVA). (위) KaVA의 망원경 배치도. (아래) 각 지점의 전파망원경. 왼쪽에서부터 한국의 연세, 울산, 제주와 일본의 미즈사와, 이리키, 오가사와라, 이시가키에 위치한 전파망원경이다. (ⓒ KASI, NAOJ)
<연구팀 및 논문>
○ 연구 프로그램
본 연구의 해당 관측은 2016년 2월 한일공동 우주전파관측망의 대형 프로그램(KaVA Large Program)으로 선정, 수행됐다.
- 연구책임자: 손봉원 박사(한국천문연구원)와 키노 모토키 교수(일본 코가쿠인대학, 일본국립천문대)
○ 논문
- 제목 : Transverse Oscillations and Wave Propagation in the Magnetically Dominated M87 Jet
- 게재지 : The Astrophysical Journal
- 게재 일자 : 2026년 3월 2일
○ 연구팀 (맨 앞의 숫자는 저자 순위; 괄호안은 논문 기재 소속기관)
1. 노현욱 (한국천문연구원)
2. Motoki Kino (일본 코가쿠인대학)
2. Kazuhiro Hada (일본 나고야시립대학)
6. 이건우 (경희대학교)
8. 박종호 (경희대학교)
9.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첨부파일(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