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536
□ 한국천문연구원(원장 : 박필호, 이하 ‘천문연’)은 지구형 외계행성을 찾기 위한 관측 시설을 남반구의 칠레, 호주, 남아공화국에 설치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탐색 연구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o ⌈KMTNet(Korea Microlensing Telescope Network)⌋이라고 부르는 이 시스템은 한번에 4도 면적을 관측할 수 있는 세계 최대급의 광시야 탐색관측 장비로써, 직경 1.6m의 광학망원경과 3.4억 화소의 CCD 카메라로 구성된다. 또한 이 시스템은 남반구의 3개 관측소에 설치되어 24시간 연속관측이 가능한 세계유일의 광시야 탐색시스템이다. (※ 4도 면적은 밤하늘에서 보름달 16개에 해당하는 매우 넓은 영역임)
□ 망원경 1호기의 칠레 설치(3~4월)를 시작으로 3기의 시스템 설치를 올해 안에 모두 완료하여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외계행성 탐색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천문연의 모의실험 결과 매년 수백 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o 외계행성 탐색 연구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 동안 외계행성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여 현재까지 발견된 약 1,800개의 행성 중에서 24개를 발견하였다. 2008년에 국제공동연구로 태양계를 닮은 외계행성계를 발견한 것과 2009년에 2개의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외계행성을 세계 최초로 발견한 것이 대표적 성과이다.
(※ 1992년에 중성자별인 펄서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이 최초로 발견된 이후, 약 22년 동안 1,800여개의 행성이 발견되었다. 2000년대 이후 외계행성 탐색을 위한 정밀 관측기기의 개발로 행성 발견이 점차 증가하였으며, 특히, 2009년 3월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발사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현재까지 약 960개의 행성을 발견하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외계행성 탐색은 현대 천문학 연구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 중의 하나이다. 이 연구는 우리 태양계 외에 다른 별을 공전하는 행성계가 얼마나 많이 있는가를 알고자 하는 호기심뿐만 아니라,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 천문연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지구형 외계행성 발견을 목표로, 2015년부터 남반구에서 잘 보이는 우리은하 중심부 영역에 있는 수억 개의 별들을 24시간 연속 관측한다.
o 천문연은 미시중력렌즈 방법을 활용하여 지구형 외계행성을 발견할 계획이며 이 미시중력렌즈 방법은 지상망원경으로 지구형 외계행성을 탐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 미시중력렌즈 방법: 모든 천체들은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그렇지 않고 서로 고유운동을 하며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그러다 특수한 경우에는 멀리 떨어진 별과 관측자 사이에 또 다른 별이 일직선상으로 놓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를 전후하여 별빛이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을 관측하게 된다. 이는 가까이 있는 별의 질량이 주변의 공간을 왜곡함으로써, 멀리 떨어진 별의 빛이 관측자에게 증폭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별빛이 중력에 의해 굴절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중력렌즈 현상이라고 한다. 멀리 떨어진 별빛을 휘게 하는 렌즈별의 질량이 균일한 형태로 존재할 경우에는 밝기 변화의 모양이 중력렌즈 효과 전후에서 대칭으로 나타나지만, 행성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에는 대칭성이 깨어져서 불규칙한 형태의 밝기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불규칙한 변화를 분석하여 렌즈별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의 존재를 알 수 있다.
□ 외계행성 탐색 연구 이외에도, 광시야 관측시스템의 장점을 활용하여, 지구 접근천체인 소행성과 혜성을 발견하거나 물리적 특성을 분석하여 지구에 위협이 될 경우를 대비할 수 있다. 또한 초신성 폭발 현상과 외부은하를 지속적으로 관측하여 별과 은하의 진화 연구에도 활용한다.
주요 외계행성 탐색 방법
천문연에서는 지난 수년간 미시중력렌즈 방법 이외에도 시선속도 방법과 극심시각 방법으로 외계행성을 발견하였으며, KMTNet 시스템으로 얻은 관측 자료는 미시중력렌즈 방법뿐만 아니라 별표면 통과 방법과 극심시각 방법을 이용한 외계행성 탐색에도 활용할 수 있다.
※ 시선속도 방법: 별 주위에 행성이 있을 때에는 행성의 움직임에 의해 별 또한 질량중심 주위를 공전하게 된다. 이때 별빛이 관측자에 다가올 때는 청색편이가 일어나고, 멀어질 때는 적색편이가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도플러 변이를 분석함으로써 행성의 존재 유무와 질량 및 장반경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현재 가장 정밀한 측정값을 내는 기기는 칠레 라씨야(La Silla) 천문대의 3.6m 망원경에 부착된 고정밀 분광기(HARPS; High Accuracy Radial velocity Planet Searcher)로 1.0m/sec의 속도까지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 별표면 통과 방법(금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과 유사):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의 궤도면이 관측자와 일치할 경우, 별 앞을 지나는 행성은 그 크기 만큼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별빛을 가리게 된다. 행성이 별빛을 가리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별 표면을 가로질러 빠져나올 때까지의 시간 동안 일어나는 별빛의 변화를 분석하면 별의 크기에 대한 행성의 상대 반지름을 알 수 있다. 지난 2009년 3월에 발사되어 지속적인 관측을 수행하고 있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은하수 근처의 백조자리를 지속적으로 관측하여 별표면 통과 방법으로 외계행성을 탐색하고 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측정할 수 있는 미세 별빛의 변화량은 수십만 분의 일 정도이며, 이는 지구 크기의 행성이 태양 크기의 별 표면을 통과할 때 일어나는 별빛의 변화량(대략 1만 분의 일)보다 작은 값이다.
※ 극심시각 방법: 시선속도 방법에서는 별빛이 일으키는 색의 변화(멀어질 때는 빨간색, 가까워질 때는 파란색 쪽으로 이동)를 이용하였다면, 극심시각 방법에서는 별이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거리 변화를 별빛이 관측자까지 도달하는 시간의 변화로부터 유추하여 행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별빛이 변하는 천체 중에는 밝기 변화가 매우 규칙적인 것들이 있는데, 중성자별인 펄서(pulsar)와 두 별이 공전하면서 서로 가리는(식 현상; eclipse) 식쌍성이 대표적이며, 이들의 극심시각(최대 또는 최소 밝기 시간)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경우를 분석하여 별 주변에 행성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 직접 촬영법: 최근 들어 고분해능과 고집광력을 갖춘 망원경이 개발됨에 따라 별 주변의 행성을 직접 카메라로 찍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빛을 스스로 발하는 별과 별로 부터 나온 빛을 반사하는 행성을 동시에 찍기 위해서는 아주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즉, 밝은 별빛을 가리고 희미한 행성의 빛만을 기록하기 위해 별빛을 가리는 코로나그래프(Coronagraph)를 사용하거나 또는 별빛의 위상만을 반전시켜 별빛만 제거하는 널링간섭계(Nulling Interferometer)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이 방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Keck 10m 망원경과 VLT 8m 망원경, 향후 건설될 GMT 25m 망원경 등 대형 망원경들이 필요하다.
중력렌즈 현상이란 무엇인가
o 중력렌즈란 두 개의 천체가 관측자의 시선방향에 겹쳐 놓일 때 앞 천체 때문에 뒤 천체의 빛이 휘어져(그래서 렌즈라는 표현을 사용) 관측자에게 밝기가 증폭되어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그림 1 참조). 이때 렌즈 역할을 하는 앞의 천체가 단순한 별이 아니라 행성을 거느리고 있을 경우 빛의 밝기 변화는 두 번 이상 밝아지는 특이한 현상을 나타낸다(그림 2 참조). 또한, 두 개 이상의 외계행성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밝기 변화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그림 3 참조).
자료문의
042-865-3207 한국천문연구원 광학천문센터장 박병곤 박사 042-865-3252 한국천문연구원 광학천문센터 김승리 박사